“저와 상대방은 혼인을 약속했던 사이입니다. 결혼을 약속하기만 한 게 아니라, 결혼식장을 예약하고 웨딩 촬영도 마쳤고, 예복과 신혼집 인테리어까지도 모두 결정한 상태였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돈이 많이 들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웨딩 촬영이나 결혼식장, 신혼집까지 정말 많은 돈이 들어갔어요. 그런데 이런 혼인 비용은 모두 제가 부담했습니다.



게다가 상대방이 본인의 카드값까지 모두 제가 부담하라고 해서, 상대방의 카드값까지도 제가 내주었어요. 실제로 돈을 들여서 결혼을 준비하는 건 저고, 카드비까지 내주고 있는데 자꾸 저보다 자기가 연봉이 높다면서 절 무시하는 모습에 실망했습니다. 이제 결혼할 생각이 들지 않고, 미래가 기대되지도 않아 약혼을 파기하고자 하는데요. 이미 들어간 돈이 상당한데 이런 비용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을까요? 돈까지 못 돌려받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혼상속전담센터 률의 류현정 변호사입니다.



흔히 농담으로 ‘결혼식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모른다’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연인들이 갈등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이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상대방과 약혼한 상태에서 약혼을 파기하고자 하는 의뢰인이, 그 약혼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연인이 단순히 이별하는 것과, 결혼을 상당한 수준까지 준비하던 중 이별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인데요. 양가의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신경 써야 할 사람도 많지만, 혼인을 준비하는 단계였다면 가전 구입비용이라든가 예물구입비용, 그밖에 웨딩 촬영이나 신혼집 마련 비용 등 모든 비용 부분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이미 결혼식장 예약금을 지급하고 예복을 맞추고 웨딩촬영까지 진행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결혼식을 올리지 않는다고 하여도 이미 지출한 예복 비용이나 웨딩촬영비용에 대해서는 회수받아야 할 필요가 있었고, 신혼집에도 인테리어 비용이 지출된 상황이었습니다.



약혼을 해제하는 경우에는 그를 ‘계약의 해제’로 판단하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이러한 약혼의 해제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하여, 대법원은 ‘약혼의 해제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 유책자는 약혼예물을 적극적으로 반환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판시한 바 있는데요. 따라서 예물의 반환청구시에는 상대방과 의뢰인의 과실까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법원은 혼인 전후에 수수한 혼인 예단과 예복, 예물과 혼수품 등은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로 봄이 상당하다고 하고, 혼인이 성립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러한 증여의 해제조건이 성취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의뢰인의 경우 일반적인 약혼해제나 혼인이 빠르게 해소된 경우와 달리, 약혼자의 카드비용을 대신 내 주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카드비용을 대신 내 준 것은 혼인에 필요한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사건을 진행하기가 어려웠기에, 이 부분은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해야 했는데요. 대여금 반환청구소송의 경우에는 민사사건에 해당하여 약혼 해제 손해배상과 별도로 소송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소송을 한 번만 겪는 것도 어려운데, 소송이 두 개로 분리된다면 당사자는 같은데 시간과 비용이 이중으로 소요되는 결과가 예상되었습니다. 따라서 소송경제 및 의뢰인의 편의를 위해서 가사 소송에서 조정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러한 대여금 역시 회수할 수 있도록 조력하였습니다.

​

약혼해제 손해배상 사건에서 대여금 회수까지 한꺼번에 받을 수 있도록 조력한 끝에, 조정 절차에서 대신 지불했던 카드대금까지 반환받기로 할 수 있었습니다. 약혼중 상대방과의 신뢰관계가 깨어지고 본인의 생각과는 다른 모습에 실망하는 등, 고통을 겪은 의뢰인이 만약 상대방과의 혼인을 기대하며 지불했던 각종 비용이나 카드 대금까지 반환받지 못했다면 그 고통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이혼상속전담센터 률의 경험으로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방법으로 조정을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